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28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에게 통합당과의 합당을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원 대표는 이날 오전 통합당과 한국당의 합당 선포식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미래한국당의 X파일을 해제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김 위원장이) 통합당과 한국당이 전국 정당으로 발전되고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합당을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한국당의 정치적 자산을 잘 살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원 대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4·15 총선이 끝난 직후 원 대표와 오찬을 했다. 이 때 김 위원장은 한국당 당선인 중 5명이 호남 출신인 점을 언급하면서 "통합당이 호남에서 취약한데 한국당이 진정성 있게 호남으로 다가서는 역할을 당분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비대위원장 추인 과정에서 임기 문제로 상임전국위가 무산됐고 비대위원장 추대가 차일피일 미뤄졌다"며 "저는 이 사실을 공개하지 못한 채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한국당은 21대 국회 개원 전 모(母)정당과 합당을 전제로 창당됐음에도 불구하고 총선 이후 합당 논의에 한국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원 대표가 이날 'X파일'을 공개한 것은 그동안 한국당이 통합당과 통합에 소극적이었다는 오해를 풀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원 대표는 "김 대표님(김 위원장 지칭)은 통합당과 한국당의 미래만 걱정했지, 흔히 말하는 꼼수인 상임위원장 자리나 국고보조금을 더 받기 위한 교섭단체 구성은 관심이 없었다"며 "제가 기다렸던 것은 김 대표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재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