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위원장의 서울 광화문 인근 사무실에는 면담용으로 쓰이는 큰 책상이 있다. 그리고 평소에 보는 책들이 놓여 있다. 지난달 27일 기자가 김 위원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사무실을 방문했을 당시 책상에는 기본소득을 다룬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 '21세기 기본소득'으로 기본소득 운동의 주창자인 벨기에 경제학자 필리프 판 파레이스 등이 쓴 책이다.
김 위원장은 이 책을 앞에 놓고 기본소득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기본소득은 여당의 대선잠룡들이 필요성을 거론했고, 통합당 일각에서도 공감하는 목소리가 있다.
-기본소득 도입을 향후 정책에 담을 건가
▶기본소득은 아직 섣불리 도입한다고 할 때가 아니다. 논의 자체야 할 수는 있지만 고려할 게 많다.
-재원 문제를 말하는 건가.
▶재원과 파생효과 등 다 고려하고 따져봐야 한다. 유럽에서도 이제 논의하는 수준의 단계일 뿐이다. 정치인들이 도입하자고 주장을 하는데 그저 개념 정도만 알고 던지고 있다.
일정 금액을 주기적으로 국민에게 지급하는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는 것이다. '21세기 기본소득'을 읽어봤지만 명확한 분석이 없고 내용이 뾰족하지 않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러면서 "이미 시행 중인 아동수당이나 기초연금이 일종의 기본소득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아동수당은 7세 미만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지급되고 있고,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한다.
지난 3일 김 위원장은 통합당 초선 모임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원 확보가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하더라도 시행이 쉽지 않다"면서 "엄격하게 검토를 할 수 있는 상황이지 함부로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배고픈 사람이 빵집을 지나다가 김이 나는 빵을 먹고 싶은데 돈이 없으면 먹을 수가 없다면 그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겠나"라며 "그런 가능성을 높여줘야 물질적 자유라는 게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종인 비대위가 기본소득 추진을 공식화했다는 반응이, 특히 여당 내에서 이런 반응이 나왔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고용의 문제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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