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을 문제삼으며 전면에 등장했던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또 다시 대남 담화에 나섰습니다.
이번엔 군사행동까지 암시했는데, 연이은 강경모드 이유가 뭘까요.
정치부 정규해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질문 1 】
정기자! 처음엔 대북전단을 문제삼았는데, 사실은 대북전단이 문제가 아니다 이런 분석들이 힘을 얻고 있죠?
【 답변 1 】
네, 열흘전이죠.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을 문제삼으면서 최근 남북간 긴장 국면이 조성됐죠.
특히 5월 31일 그러니까 탈북민 단체가 드론을 사용했다고 한 날을 꼭 집어 언급한 만큼 대북전단에 매우 예민한 게 아니냐 이런 분석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해당 단체에 대한 수사의뢰와 법인설립 취소 등 우리 정부의 대응에도 북한은 연일 남측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급기야 김 부부장이 군사적 대응까지 언급하고 나선 건데요.
사실은 대북전단이 문제가 아니고 우리 정부에 화가 단단히 났다 이런 해석이 나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원곤 / 한동대 국제정치학 교수
- "명확하게 북한은 처음부터 대북전단 살포는 일종의 수단이자 명분, 핑계 정도고 남한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겠다라는 의도가 담화에 명백히 드러나 있습니다."
【 질문 2 】
내일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잖아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예고된 상태에서 일부러 이런 담화에 나선 거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요?
【 답변 2 】
네, 그렇게 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 미국의 대선 일정도 고려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대북전단 담화부터 이번 도발 경고까지 치밀한 계획 하에 단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경고 기억하시죠.
북한 입장에선 지난해 연말까지 미국에게 시간을 줬다는 거죠.
또 약속을 안 지킨다며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등 시그널을 줬다, 결국 참을만큼 참았으니 제대로된 걸 내놔라 이런 면이 있는 거 같습니다.
▶ 인터뷰 :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11일)
- "누적된 불만에서 비롯된 것 같고 지난 2년 동안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라든지 억류한 사람들을 내놓는다든지 이런 여러 조치를 나름대로 해왔다. 그런데 그 조치들이 자기네들 생각한 것만큼의 보답을 못 받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불투명해지면서 임기전 도아니면모, 이번에 끝장을 보겠다 이런 계산 하에 긴장 조성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만큼 긴장 조성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계속 올릴 거다 이런 관측이 제기됩니다.
【 질문 3 】
대남, 대미 메시지 성격도 있지만 내부 결속 의도도 크지 않나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요?
【 답변 3 】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김여정 부부장 등의 대남 비난담화와 규탄시위를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고 화살을 돌리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거죠.
또 한편으로는 미국과도 설전을 벌이며 북한 내부의 심각한 경제 상황이 UN제재 등 미국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올해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에다 대중국 수입이 90%이상 급락한 상황이고 코로나19로 야심차게 추진한 원산갈마지구 등 관광도 모두 막혀있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동엽 /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
- "전체적으로 코로나 국면이라든가 제재 국면이 지속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경제적 성과를 거둘 수 없는 측면도 있고, 전체적으로 터닝을 하는 부분에서 안보의 영역, 그래서 북한 주민의 시선을 분산시키면서 옮기고 책임 자체를 미국이나 한국에 돌리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 질문 4 】
최근 국면을 보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선제적으로 방향을 제시하면 이후 구체적인 조치들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김여정이 연일 직접 나서는 이유가 뭘까요?
【 답변 4 】
네, 일각에선 2인자로서 또 대남총책으로서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을 대내외에 각인시키는 과정이다 이렇게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김여정이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지난 5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담화에서 김여정을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라고 공식화했습니다.
또 어제밤 담화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당, 국가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았다며 사실상 2인자임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백두혈통인 김여정의 입을 통해 최고존엄을 건드는 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동시에 충성심을 보여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일각에선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하지 않는 건 뭔가 결정적인 변화 등이 필요할 때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 앵커멘트 】
남북관계 겨울이 확실히 다시 오긴 온 거 같습니다.
군사도발 가능성까지 내비친만큼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도 걱정인데요.
빈틈없는 준비태세로 잘 대비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정규해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