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홍 전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저로 인해 시민이 위로받고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권영진 시장의 제의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가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개인 미래를 셈하는 여유는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또 "지금은 새로운 접근, 담대한 도전의 시간이다.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이런 기회와 한달여 이상을 참고 기다려 준 권 시장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홍 전 의원은 시 정기 인사가 예정된 다음달부터 취임 후 본격적인 업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 달 20일로 예정된 대구시와 민주당 간 예산정책협의회에도 민주당이 아닌 대구시 대표로 나선다.
홍 전 의원이 경제부시장을 맡게 되면서 대구시에 '메기효과'를 가져다 줄 지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기 효과는 청어가 있는 수조에 메기를 넣으면 생명을 위협받는 청어들이 계속 도망다니면서 더욱 싱싱함을 유지한다는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강한 경쟁자로 인해 활동 수준이 높아져 전체 분위기가 활성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민주당 재선의원을 지닌 홍 전 의원이 통합당 출신 단체장과 통합당 의원들이 석권한 대구에서 경제부시장 역할을 맡으면서 대구에 새로운 활력과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또 홍 전 의원은 자신과 호흡을 맞출 정무직 인사도 권 시장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권 시장 측근인 정무라인과 또 다른 정책 경쟁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권 시장 역시 거대 여당에 둘러싸인 정치적 고립 현상을 돌파하고 인적 쇄신을 위해 홍 전 의원에게 경제부시장직을 제안한 만큼 홍 전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이기우 전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원을 사회통합부지사로 발탁한 '경기도 연정(聯政)'이 실패 사례로 남아 있는 만큼 이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결과론적으로 남 전 지사의 협치는 정작 본인의 정치적 이득은 보지 못한 채 민주당의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의석 수만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홍 전 의원 역시 대구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통합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등과 의견 차이로
한편 홍 전 의원은 2012년 비례대표(민주당)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후 20대 총선에서 북구 을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후 민주당으로 복귀했다. 지난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는 재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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