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미안해. 그 얘기 꼭 전해 주고, 나도 꼭 가고 싶었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서울맹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 격려하는 한편 집회와 시위로 소음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한 문 대통령의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해당 학교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500m 떨어진 거리에 있다. 이 때문에 맹학교 부모들은 청와대 앞에서 시위하는 단체들과 시위 소음문제로 여러 번 충돌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맹학교 학부모들과 청운효자동 주민들이 연일 이어지는 집회 소음과 교통불편을 호소하면서 전광훈 목사가 총괄대표로 있는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이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김 교장 및 학부모들과의 면담에서 "오늘 제가 맹학교에 온다고 했더니 남편이, 대통령이 그랬다. '너무너무 미안해 그 얘기 꼭 전해주고 나도 꼭 가고 싶었어' 라면서 그 이야기가 튀어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청와대 지척인데 시위니 집회니 있어서 소음으로 학교 교육에 지장이 있고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고 학부모들이 참다 참다 이런 얘기를 하신는다는 걸 들었다"며 "저희는 인근에 있어서 너무 뼈저리게 느껴졌다. 그래서 (문 대통령) 첫마디가 미안하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회들이 끝나고 나니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안에서 돌봐야 되고, 원격 교육하고 이런 것들에 학부모의 고통이나 교사들의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전해져 너무 감사드리고 싶다"면서 "다 같이 슬기롭게, 그 슬기로움 속에는 인내심도 함께하는 것이니까 같이 참아줬으면 하고 빨리 끝냈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서울맹학교 전교생에게 보온병과 점자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선물했다. 카드에는 졸업생이 학교 담장벽화에 남긴 '세상 사람들이 눈으로 길을 볼 때 난 마음으로 세계를 본다'는 말에 이어 "꿈이 닿지 못하는 곳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
한편, 김 여사는 지난해 10월 열린 제39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릅니다. 못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하는 것입니다"라는 격려사를 수어로 표현한 바 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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