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재보선 후보를 갖추지 못한 야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해서 뭉쳐야 한다는데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지만 방식을 두고는 신당창당부터 국민의힘 깃발 아래 후보들이 모이는 방식의 야권연대까지 큰 차이를 보이며 '동상이몽'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전날 신당창당 방식의 야권연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의당은 9일에는 "혁신 플랫폼 중심의 야권 재편과 혁신을 제안했다"며 신당창당에서 대해 일단 한 발 물러섰다. 안철수 대표도 국민의힘과의 야권 혁신 플랫폼 논의가 신당창당이냐 묻자 "범야권 공동노력 없이는 문재인 정권 견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절박감"이라며 다소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당이 이처럼 신당창당 제안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가 안 대표의 제안에 "뜬금 없는 얘기"라며 일축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신당창당에 대해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이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한다고 거기에 휩쓸리는 정당이 아니다"며 거부감을 내비쳤다.
한편 국민의당은 '야권 혁신 플랫폼'을 매개로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독자적 연대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 이후 "(야권 혁신 플랫폼) 제안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서 공감하는 반응들을 듣고 있고 이번주에 관련 내용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서는 "김종인 위원장은 혁신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보이지 않는다"는 쓴소리도 내놨다. 국민의힘 내 반김종인 세력을 먼저 확보해 신당창당에서의 '바게닝 파워'를 확보하는 작업에 나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철수계 출신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 역시 안 대표의 신당창당 발언은 "안 대표가 야권 전체 주도권을 가지겠다는 또 다른 의도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추리했다.
안 대표의 이같은 움직임에 김종인 체제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온 장제원 의원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장 의원은 "안 대표가 주장한 야권재편론은 서둘러 해야할 일"이라면서 "국민의힘 당세만으로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쇄당정치'로 지칭하며 "기득권에 대한 집착이자 부질없는 자존심"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지난 9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을 통해 처음으로 안 대표를 국민의힘 무대에 세우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당외 인사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이 인사들이 당내에 들어와 경선을 치르고, 국민의힘 이름의 단일후보로 출마하는 안을 고수하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4일 야권연대에 대해 "야권연대라는게 무슨 야권이 우리 국민의힘 말고 뭐가 더 있느냐"고 말했다. 유력한 당외 인사와의 단일화 모델도 경선준비위원회의 논의 대상에서 일단은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김상훈 경선준비위원회 위원장은 "당내 경선 룰 방식 세팅 설정"이 경준위의 우선 과제 라면서 "그걸 넘어서는 어떤 단계 이야기는 지금 어렵다, 비대위나 공관위 차원에서 결
한편 김 위원장은 "반문연대로는 부족하다"는 안 대표의 발언에는 공감하며 "조금 더 많은 분들께서 함께할 수 있는 컨셉의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반문연대라는 좁은 개념을 스스로 갖고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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