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 목선 귀순 사건'이 발생했던 지역의 인근 부대에서 경계 작전 중 병사들이 또 다시 북한 목선을 발견했으나 같은 부대 간부가 경계병들의 포상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군인권센터는 동해안에 위치한 육군 제23사단 모 연대에서 병사들이 경계작전 중 북한에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목선을 발견하고 보고했으나 중간에서 보고를 묵살했던 간부가 포상을 가로챈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9월 26일 17시경 경계작전병들이 감시장비를 통해 목선을 관측하고 상황분대장(하사)에게 보고했으나 상황분대장은 "그냥 나무판자니까 신경 쓰지 말고 정상 감시하라"며 일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계병들은 해당 관측 영상 화면을 캡쳐해 관리했고 1시간 뒤인 18시께 해안선에 접안한 목선을 발견하고 부소초장에게 다시 보고했다. 이후 현장에 파견된 인원들이 육안으로 목선임을 확인했다.
최초 관측 후 3시간이 지나 사단 기동타격대가 출발하는 등 사후조치가 다소 지연됐지만 국정원과 상급부대는 경계작전병들이 추적, 관측에 힘쓴 성공한 경계작전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상은 병사들이 아닌 최초 관측 보고를 묵살한 상황분대장에게 돌아갔다. 병사들이 대대장에게 문의하자 대대장은 "분대장이 먼저 휴대폰으로 신속하게 보고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후 병사들이 사단장에게 부당함을 호소하자 사단장은 확인후 조치하겠다고 밝혔고 대대장은 "병사에게는 보고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이런 일로는 포상휴가가 지급이 안된다"고 답변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질적으로 공을 세운 병사가 아닌 최초 보고를 묵살했던 간부에게 포상이 돌아간 것에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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