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소속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정부·여당이 호텔 등을 개조해 전·월세 주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아무리 궁색해도 그렇지, 수요자가 외면해서 실패한 정책을 재탕하시다니요"라고 비판했다.
조 구청장은 1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빗나간 호텔 전월세 발언! 서울관광산업은 포기한 것인가요? 부동산 정책 근본적인 패러다임부터 바꿔야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세대란에 대해 사과한 뒤 그 대안으로 "(국토교통부가) 관광사업 위축에 따라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내용이 포함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조 구청장은 "호텔을 주택으로 개조한다는 것은 작년 5월 서울시가 베네키아 동대문 호텔을 숭인동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전환하는 실험을 해서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며 "높은 임대료와 수요자가 원치 않는 호텔형 서비스 때문에 당첨된 207가구 중 87%인 180가구가 계약을 취소한 것을 모르시진 않으셨을 텐데"라고 지적했다.
이어 "호텔이 입지하는 곳은 상업지역이다. 아이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하셨는지 묻고 싶다"며 "세상에 어느 부모가 내 아이를 주거지가 아니라 시끌벅적한 상업지역 내에서 키우고 싶을까. 아이 키우는 부모의 전세대책은 필요 없다는 뜻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문제도 있다. 밀려드는 중국 관광객 때문에 한시적 특별법까지 만들어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완화해주면서 서울시내 호텔 건설을 장려했다"며 "최근의 코로나 사태 등으로 호텔업계가 어렵기는 하나 이 사태가 끝나서 호텔수요가 증가하면 그때는 또 호텔로 다시 개조할건가. 이 대표께서는 아예 서울의 관광산업을 포기하신건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조 구청장은 지금이라도 부동산 정책을 시장친화적으로 패러다임을 바꿔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첫째, 정부여당이 전월세와 내집 마련의 고리를 끊어버린 임대차 3법부터 개정해야 한다"며 "임대차3법으로 인한 전세매물 잠김 현상을 막아야 한다. 개정을 통해 비정상화된 전세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둘째,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풀어 주택공급을 늘려야한다. 내집 한 채를 갖고 싶다는 국민의 간절한 주거안정의 소망을 규제와 세금폭탄으로 외면하지 마십시오"라면서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청년내집주택'을 저렴하게 많이 공급해 젊은이들도 세입자가 아니라 당당한 내 집 주인이 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셋째, 공공임대주택 확대만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전세수요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민간임대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현재 서울시는 공공임대비율이 7%에 불과한데 어떻게 갑자기 공공임대주택을 늘릴 수가 있겠나. 다주택자들이 정상적으로 전세나 월세시장을 담당하게 하고 적정한 세금정책과 임대료 컨트롤, 바우처 제도의 활성화 등을 통해 충분히 임대시
끝으로 조 구청장은 "실패를 인정하신 이 대표님께서 앞장서서 국민들이 제발 내집에서 편한 마음으로 살게해 달라"며 "'뼈아픈 실책'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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