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 이상 20대 여성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에 대한 18세 이상 20대 여성의 지지율이 33.6%에 그쳤다. 전주 대비 무려 30.2% 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도 전주에 비해 21.6% 포인트나 상승한 51.7%를 기록했다.
물론 전주 여론조사에서 집계된 63.8%의 지지율이 실제보다 과장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월 1주차에서는 지지율이 41.1%였다는 점에서 그럴 가능성도 상당하다. 그러나 3월 1주차와 비교해보더라도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분명히 하락했다.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여권에 대한 경고 신호로 읽기에는 충분하다.
원래 20대 여성들은 현 정권이 과거 정권에 비해 성 평등 정책을 펴고 있다는 이유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실제로 현 정부는 정부 고위직에 일정 비율로 여성을 임명하고, 대기업 사외이사진에 반드시 여성을 포함시키도록 했다. 바로 이 같은 정책 탓에 일부 20대 남성들은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현 정부에 반대했다. 20대는 성별로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큰 차이를 빚는 대표적인 세대였다.
그런데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다고 하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래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우상호 의원은 "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펴나가겠습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이 올렸다. 상당수 20대 여성들 입장에서는 용납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성추행을 저지른 시장과 본인을 동일시하는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나선 꼴이었다.
최종적으로 우상호 의원을 누르고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된 박영선 전 의원 역시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부른 의원 3명을 선거 캠프에 참여시켰다. 박영선 후보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서 자유롭지 않은 3명의 의원을 중용함으로써 피해자를 2차 가해로부터 보호할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걸 입증한 셈이 됐다.
심지어 박원순 시장을 옹호하는 책이 출판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 책은 지금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상당수 20대 여성들의 분노가 컸을 것이다. 그 분노가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통해 2차 가해 중단을 호소한 17일에 이르러서야 주요 언론에서는 그 책의 존재가 보도됐으나 SNS에서는 그 며칠 전부터 그 책에 대한 입소문이 돌았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그 책에 분노하는 SNS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공공기관 직원들과 공직자들의 땅 투기 의혹 역시 지지율 급락의 원인이 됐을 것이다. 요즘 20대는 과거 어느 세대보다 '공정'을 중요시한다. 여성이라고 해서 예외는 절대 아니다. 공공택지를 개발한다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미리 땅을 매입했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뿐만 아니라 국회의원과 시의원, 그리고 그 가족들의 땅 투기 의혹까지 줄줄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명분으로 세금 폭탄을 터뜨려 오히려 집값만 올린 현 정부에서 그 같은 투기 의혹까지 터져 나오니, '공정'을 중시하는 젊은 지지자들의 분노가 컸을 것만 같다. 그 분노가 결국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를 끌어내렸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4월 보궐선거에서 여당은 야권 분열만 바라보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여당과 야권이 1 대 1로 맞붙는 상황에서는 큰 표 차로 여당이 패배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심지어 야권에서 안철수 후보와 오세훈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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