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우리나라 형법은 야간에 남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쳤을 때 일반 절도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대낮에 범죄 현장에 침입해 해가 진 뒤 절도 행각을 벌였다면, 처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6월 오후 4시쯤 서울의 한 모텔에 침입한 31살 한 모 씨.
5시간가량 객실에 몰래 숨어 있던 한 씨는 해가 진 뒤인 오후 9시쯤 3만 원 상당의 LCD 모니터 1대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한 씨는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과 2심은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형법 제330조가 "'야간'에 사람의 주거 등에 침입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습니다.
대법원도 야간주거침입절도죄가 아닌 주거침입죄와 절도죄의 경합범을 적용해 원심과 같이 징역 1년 6개월과 치료감호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주거침입과 절도 중 하나가 야간에 이뤄졌다고 해서 해당 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야간에 주거의 평온성을 깨며 벌인 절도는 일반 절도에 비해 강하게 처벌하자는 취지"라며 "주거침입절도죄의 도입은 입법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야간주거침입절도죄는 10년 이하의 징역형으로만 엄하게 처벌되지만, 주거침입죄와 절도죄의 경합범에게는 최하 벌금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jaljalaram@mbn.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