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전인 2007년 12월 한나라당은 김경준 씨가 당시 이명박 후보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여권과 사전 조율을 거쳐 입국했다는 이른바 '기획입국설'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근거로 한 통의 편지를 공개하죠.
바로 김경준 씨와 미국에서 함께 교도소에 있던 신경화 씨가 썼다는 편지입니다.
이 편지에는 신 씨가 김 씨로부터 기획입국 내용을 들은 듯한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신경화 씨 동생인 신명 씨는 그 편지가 '가짜'며, 자신이 직접 작성했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리고 그 편지를 쓰게 한 모종의 배후가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검찰은 수사를 해 보니 배후도 없고, 편지 내용도 가짜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BBK 가짜편지 수사 결과, 정수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검찰의 결론은 'BBK 가짜편지' 사건에 "배후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신명 씨가 형 신경화 씨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아버지처럼 따랐던 양승덕 경희대 행정실장에게 했고, 이 내용을 양 실장이 편지로 만들어 신 씨에게 쓰도록 했다는 겁니다.
양 실장은 공을 세워 돈과 자리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이 편지를 한나라당에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편지가 가짜인지 모르는 김병진 두원공대 총장이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에게 전달했고,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가 이를 공개했다는 결론입니다.
또, 편지 내용도 신명 씨가 형 신경화 씨에게 들은 내용과 비슷하다고 인정했다며 완전히 조작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사건에 관련된 홍준표 전 의원과 은진수 전 감사위원 등을 모두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또 편지 대필을 지시한 양승덕 실장과 이를 전달한 김병진 두원공대 총장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이같은 검찰의 결론이 나오자 야권은 수사결과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박용진 / 민주통합당 대변인
- "오늘 BBK 가짜편지 사건에 대한 전원 무혐의 처분으로 검찰은 면죄부를 발부하는 권력형 범죄 세탁소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에 가짜편지까지 다시 '면죄부 검찰'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왔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