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속에 전국 곳곳에서 철탑에 올라 농성하는 노동자들.
위험을 무릅쓰고 이들이 하늘에서 농성하는 이유를 김한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기자 】
지난해 무려 309일 동안 고공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정리해고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인 한진중공업 사태는 이 고공농성이 없었다면 해결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입니다.
김 위원이 땅으로 내려온 지 1년, 전국에서 다시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시작됐습니다.
경기도 평택의 쌍용차 공장 앞.
30m 높이의 송전탑에 합판으로 만든 좁은 공간이 보입니다.
쌍용차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현장입니다.
▶ 인터뷰 : 문기주 / 쌍용차 정비지회장
- "30cm만 벗어나도 바로 밑에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고압전류가 흘러서 그런지 몰라도 제 전화가 계속 고장이 납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고공농성을 벌이는 곳은 평택만이 아닙니다. 이곳 충남 아산에서도 사측의 부당 노동 행위에 항의하며 한 달 넘게 고공농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회사를 처벌해 달라며 농성장에 들어온 지도 벌써 40일이 넘었습니다.
마음가짐은 예전 그대로지만 몸은 갈수록 지쳐갑니다.
▶ 인터뷰 : 홍종인 / 유성기업 아산지회장
- "원망을 많이 하더라고요. 아들은 아직도 아빠 이러는 거 보면 눈물 흘릴 것 같다고 한 번도 오지 않았고요."
울산 현대차 공장 앞 50m 높이의 송전탑에 올라간 이들도 50일 가까이 내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버티는 것은 자신들의 요구를 얻어내려면 사실상 이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칼바람 맹추위 속, 이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홍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