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대리점에 강제로 물량을 배정하는 이른바 밀어내기를 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인데요.
한 우유회사의 밀어내기에 참다 못한 대리점주들이 피켓시위에 나섰습니다.
그 속사정을 박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창고 안에 유통기한이 지난 요거트와 주스, 커피가 가득 차있습니다.
대리점이 원치 않는데도 본사에서 강제로 보낸 상품이 결국 팔리지 못한 채 쌓여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김대형 / 남양유업 대리점주
- "10박스를 주문했는데 어떻게 100박스를 줍니까. 나머지 90박스는 고스란히 버려요. 행사해도 나가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실제로 내부 주문시스템을 살펴보니, 대리점이 발주한 제품은 175개지만 같은날 본사에는 두 배 가까운 319개를 접수한 걸로 돼 있습니다.
대리점주는 주력 제품은 물론 잘 팔리지 않는 품목까지 밀어내기식으로 자신들에게 떠넘겼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대리점주: 창고 쌓을 데도 없어. 쌓을 데도. 200박스 가까이 밀면 어떡해?
영업사원: 마지막이예요 이제. 저도 맨날 이렇게 해서 진짜 지겨워요. (한숨) 죄송합니다 사장님.
한 대리점주 통장내역서에는 본사 직원에게 돈을 납부한 흔적도 발견됩니다.
▶ 인터뷰 : 이창섭 / 남양유업 전 대리점주
- "부당하게 돈을 요구하는 것(도 있습니다). 명절마다 떡값내라, 지점장이 퇴직했을 때 위로금 얼마를 송금해달라."
해당 우유회사는 해명자료 대신 사실무근이란 말만 되풀이합니다.
▶ 인터뷰(☎) : 남양유업 관계자
- "사실무근이고요. 일방적인 주장일 뿐입니다. 저희가 아직은 그것(반박 내용)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결국 대리점주들은 본사를 공정위에 제소하고, 지난달 28일부터 매일 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박유영 / 기자
- "남양유업은 대리점주 한 명을 검찰 고소한 데 이어 필요시 추가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촬영기자: 김영호, 김회종
영상편집: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