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3일)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이 또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는데요.
구급대원이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변을 당했는데요, 열악한 환경이 희생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포천의 한 공장에서 화재 진화작업을 하다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고 윤영수 소방관.
태어난 지 100일이 갓 지난 아들을 둔 아빠이자, 홀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였습니다.
▶ 인터뷰 : 고 윤영수 소방관 사촌 동생
- "너무 온화한 사람이었어요. 자기가 다 받아들이고 감내하는 그런 성격이어서…. "
사고는 큰 불길이 잡힌 뒤 잔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건물 외벽이 무너지면서 발생했습니다.
▶ 스탠딩 : 전정인 / 기자
- "숨진 윤 소방관은 구급대원이었지만 인력이 부족해 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구급대원도 화재 현장에 투입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실제로 현장에 먼저 도착한 소방관 5명 가운데 불을 끌 수 있는 진압대원은 1명뿐이었습니다.
▶ 인터뷰 : 고동국 / 경기 포천소방서 가산119안전센터
- "화재 진압을 하려면 보통 2명 작업을 하게 돼 있는데 그 인원조차도 나오지 않으니까…."
문제는 경기도 대부분 소방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서울에 비해 인구도 많고 면적도 넓지만, 소방대원은 오히려 턱없이 부족합니다.
심지어 소방관 혼자서 근무하는 이른바 '나홀로' 소방대도 있습니다.
현장으로 이동하는 것부터 화재 진압하는 것까지 모든 걸 혼자서 해내야 합니다.
▶ 인터뷰 : 오영구 / 경기 포천소방서 군내119지역대
- "화재 진압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제가 위험에 노출됐는지를 모릅니다. 다른 사람이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최근 5년간 화재진압 중 숨진 소방관은 모두 36명.
열악한 환경 속에서 소방관들은 늘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사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jji0106@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영상편집 : 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