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의 이슈가 된 사건 사고를 되짚어 보고 의미를 찾아보는<서정표 기자의 사건 추적>시간입니다. 오늘도 스튜디오에 서정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서정표 기자! 나이트클럽에서 이른바 '부킹'이라고 하죠.
부킹으로 만난 4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어요?
【 기자 】
무서운 10대입니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강간살인 혐의로 18살 서 모 군을 구속했는데요.
서 군은 지난 21일 새벽, 진주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46살 김 모 씨를 인근 골목길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얼굴 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폭행을 한 후 이 여성이 실신하자 그대로 달아났는데요.
이튿날, 이 여성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서 군은 40대 여성이 성관계를 거부해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 앵커멘트 】
정말 무서운 10대입니다.
며칠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학을 앞둔 상황에서 상당히 충격적이군요.
【 기자 】
서 군은 범행을 저지른 후 태연하게 여자친구를 만나 영화도 보고 쇼핑도 했습니다.
피해 여성의 카드를 훔쳐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기도 했습니다.
결국, 범행 다음날 저녁 진주 시내 한 PC방에서 탐문수사를 하던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요, 서기자. 당시 서 군이 여성을 폭행할 때 주민들이 이 여성의 비명 소리를 들었는데 신고를 안 했다고요.
【 기자 】
범행 장소가 유흥가 일대입니다. 평소에도 상당히 소란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명 소리를 듣긴 했지만, 그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여성은 살해당했고요, 30여 시간 동안 차가운 바닥에 방치돼야만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신고만 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겠네요. 다음 사건 얘기해보죠.
취임식이다, 뭐다 정신없지만 강력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발생한 강력범죄들의 특징이 있는데요.
바로 '욱'하는 성질 때문에 일어난 범죄라는 점인데요, 최근의 사건들 보면 특히 그런 것 같습니다.
【 기자 】
설날 연휴에 층간 소음 갈등으로 위층 형제를 살해하고, 또 불을 지른 사건, 이미 이 시간에 보도해 드렸습니다.
경북 성주에서도 설을 쇠기 위해 고향집에 온 30대 아들이 어머니가 꾸짖는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일산에서는 지난 12일, 저녁을 먹다가 어머니가 '밥을 왜 그렇게 쩝쩝대며 먹느냐'고 핀잔을 주자 다음날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했습니다.
【 앵커멘트 】
모두 우발적으로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저지른 범죄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대전에서는요. 지난달 23일, 20대 남성이 23살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는데요.
범행 동기가 여성이 '못생겼다.'라고 말한 것에 화가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평소 외모에 자신이 없어 취업도 못하는 등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못생겼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연초부터 이렇게 홧김에 저지르는 우발적 범행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말 그대로 대한민국이 '욱하는 사회'가 돼 버렸습니다.
【 앵커멘트 】
이유는 뭔가요? 상당히 궁금하네요.
【 기자 】
전문가들은 이런 충동적 범죄를 일종의 장애로 보고 있습니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라는 겁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어떤 상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을 한 나머지 과도하게 분노하고, 폭발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거죠.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예측하지 못하고 살해나 방화를 저지른다는 겁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우발적 살인은 지난 2000년 306명에서 2010년에는 465명으로 늘었습니다.
방화도 지난 2010년 583명으로 십 년 전에서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 앵커멘트 】
한국사회가 경쟁 사회이다 보니까, 남들과의 경쟁에서 무조건 이겨야한다, 이런 경쟁 사회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어떤가요?
【 기자 】
그런 시각도 있습니다.
'나만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 경쟁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이런 식의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가 되면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사라져 나타나는 결과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두 개의 사건이 터졌습니다.
50대 고시원생이 고시원에서 인질 3명을 붙잡고 고시원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다 잡혔습니다.
다행히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고 고시원에 갇혀 있던 학생들도 무사했는데요.
인질극을 벌인 이유가 도박으로 큰 손해를 입었는데 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같은 날, 서울 면목동에서도 봉제공장에 불이 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봉제공장에서 사람을 구한다고 해서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홧김에 불을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욱해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들입니다.
이런 홧김에 저지르는 강력범죄가 올해도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다음 사건 이야기해보죠.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 씨, 아직 소환이 안 됐죠?
【 기자 】
서울 서부경찰서는 모레(1일) 오전 10시까지 경찰서에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경찰은 박 씨가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앞서 박 씨측은 서부경찰서 소환에 불응한 뒤 사건을 강남경찰서로 이송해 달라고 요청서를 제출했는데요.
박 씨가 강남에 살고 있기 때문에 관할 수사기관인 강남서로 이송 요청을 한 겁니다.
【 앵커멘트 】
시간을 끌기 위해 그런 거 아닐까요? 그런데 당시 술자리에 같이 있었던 후배도 고소됐더라고요?
【 기자 】
고소인을 소개해준 박시후 씨 후배인 탤런트도 고소를 당했는데요.
박 씨는 성폭행 혐의고요, 그 지인은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됐습니다.
서기자. 경찰이 밝혀야 하는 부분이 합의로 관계를 가진 것인지, 아니면 강제력, 위력이 행사된 것인지 그 부분이잖아요?
그리고 약물성분은 검출이 안 됐죠?
【 앵커멘트 】
경찰이 고소인의 머리카락, 혈액, 소변 등 체액을 분석한 결과 약물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보통 약물 성분은 성폭행 수사를 하면서 통상적으로 하는 절차거든요.
강제성이 있는지를 가리는 중요한 절차입니다.
수사 결과 약물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요. 왜 박시후 씨는 출석을 안 하는 겁니까?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경찰에 당당히 출석해서 경찰 조사를 받으면 될 것이지 왜 이리 뜸을 들이는 거예요?
【 기자 】
그래서 의혹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박 씨는 애초 지난주 일요일인 24일 오후 7시에 출석하겠다고 통보를 했습니다.
그런데 출석 직전에 변호인이 사임했고요. 새로 선임된 법무법인 푸르메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건을 강남경찰서로 이송해 달라고 요청을 한 겁니다.
고소 사건이기 때문에 피고소인 관할 지역에서 수사를 하는 게 맞다는 거죠.
그러면서 경찰 수사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죄가 없다면, 떳떳하게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게 현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팬들도 그것을 기대하고 있을 테고요.
【 앵커멘트 】
금요일이죠. 3.1절에 출석할까요? 어떻게 보세요.
【 기자 】
출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3.1절이 쉬는 날이기 때문에 언론도 쉬니까, 기습 출석을 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3.1절보다는 하루 전인 내일 저녁 기습 출석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언론의 허를 찌르는 것이죠.
【 앵커멘트 】
성폭행 혐의는 혐의인 거고, 출석을 해서 해명을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사건 잘 들었습니다. 다음 주에 뵙죠.
서기자, 수고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