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셉티드'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우중충한 주변 환경을 바꿔서 범죄를 막는다는 기법입니다.
서울시가 이 '셉티드'로 효과를 봤다며, 정책 확대를 예고했는데, 정작 동네 주민들은 체감이 어렵다는 표정입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 밀집지역.
낡은 골목과 벽마다 울긋불긋하고 산뜻한 색으로 단장돼 있습니다.
대문은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노란색으로 칠했고, 위기 때 누를 수 있는 비상벨도 있습니다.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기법, 이른바 셉티드로, 주민 다수가 직접 참여했습니다.
원래 셉티드는 범죄 기회를 물리적으로 차단한다는 취지로, CCTV가 가장 대표적인 셉티드 기법입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이곳 염리동의 셉티드는 동네 주민이 모두 범죄 감시에 노력한다는 개념이 추가됐습니다. 범죄자들의 범행 심리를 사전에 위축시킨다는 것입니다."
동네가 밝아지면, 주민 활동이 늘게 되고, 거리를 보는 눈도 많아지면서 범죄자 행동에 제약이 온다는 논리입니다.
서울시는 셉티드 도입으로 주민의 범죄 두려움이 최고 13.6%까지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체감 효과는 다릅니다.
▶ 인터뷰 : 염리동 주민
- "오히려 CCTV가 여러 군데 있는 게 더 낫지, 이렇게 페인트칠한다고 범죄가 줄어드는 건 못 봤어요.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범죄자의 범행 의지만 약간 주저하게 할 뿐, 경찰력 등은 예전과 다른 게 없기 때문입니다.
증거를 포착하는 CCTV조차 쉽게 장담하지 못하는 범죄예방, 좀 더 다양한 진단과 전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이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