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된 아파트에 보면 하나같이 작은 나무들이 서 있는데요,
전에 울창했던 나무들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반포동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곳곳에 잘려나간 나무들이 즐비합니다.
성인 남성이 두 팔을 벌려야 겨우 안을 수 있는 수십 년 된 것들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버려지는 나무가 아까워 주워갑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서울 반포동
- "자연을 훼손하니까 너무 아깝고 다시 살리면서 재건축을 할 수 없나 싶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이렇게 잘려진 수십 년 된 나무들은 공장으로 보내져 합판으로 만들어지거나 소각처리 되고 있습니다."
나무를 옮겨 심지 않고 자르는 이유는 뭘까.
시공업체 측은 비용이 많이 들어 차라리 어린나무를 구입해 심는 게 낫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대림산업 관계자
- "이식하는데 오히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거든요. (조경수를) 구입을 해 오는 게 더 경제적이에요."
이처럼 나무가 무차별적으로 잘려나가고 있지만 조경수 관련 법규는 없는 상황.
서울시는 조경수도 사유재산으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벌목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서울시청 관계자
- "벌목을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은 없습니다. 재산권은 조합이 다 갖고 있는 겁니다."
나무가 제대로 커서 대기정화 기능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30년.
제 가능도 다하지 못하고 마구 잘려나가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한봉호 /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조경수를 활용하거나 보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제도가 마련되지 않습니다. 공사의 효율성에 의해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서울시는 지난달 서울광장 면적의 20배에 달하는 녹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홍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