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매일 점심시간마다 전쟁터인 학교들이 있습니다.
20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선생님들은 빨리 먹으라고 소리를 지르며 재촉합니다.
군대인지 학교인지 구별이 안 되는 학교식당을 조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학생들이 건물에서 나와 줄을 서기 시작합니다.
다름 아닌 점심을 먹기 위한 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데만 20분이 걸립니다.
학교 학생은 2천5백여 명이나 되는데, 식당 자리는 530석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자리에 앉는다고 편히 먹지도 못합니다.
▶ 인터뷰 : 학생
- "먹고 있는데도 막 재촉을 하고 그래요. (누가 재촉해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요. 선생님들이 여섯 분 정도 계세요. 항상…."
▶ 인터뷰 : 학생
- "자리를 저희 마음대로 못 앉아요. 선생님들이 엄청 소리치면서…빨리 밥 다 먹었으면 일어서라고…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학교에 식당이 들어선 것은 올해부터.
각자 교실에서 먹던 것을 식당에서만 먹게 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밥을 더 먹고 싶어도 눈치가 보입니다.
▶ 인터뷰 : 학생
- "밥도 솔직히 반에서 먹을 땐 남은 거 더 먹을 수 있었는데 또 받으러 가면 엄청 화를 내면서 너희만 먹느냐고 그러냔 말이에요. 계속 그래요."
학교 측은 식당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OO학교 관계자
- "3월 초에는 (점심시간) 70분 거의 다 잡아먹었고요. 지금은 70분은 안 걸려요. 50분 정도면 거의 끝나요. 10분 정도는 양치질하는데…."
교육청이 위생 문제 등을 이유로 학교에 식당을 지을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부지가 좁거나 예산이 충분치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 스탠딩 : 조경진 / 기자
- "교육 당국은 신청하는 학교에 한해 학교식당을 지을 예산을 지원할 뿐 학생들의 불편함은 오로지 학교의 몫이라고 말합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joina@mbn.co.kr ]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