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마다 축제가 한창입니다.
정부가 대학 내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대학가에서 금주나 절주 목소리가 유독 높았는데요.
과연 달라졌을까요?
원중희, 전정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원한 물풍선 게임에 키다리 피에로까지.
축제 열기로 가득한 대학 캠퍼스입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주점이 열리면서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
한 잔씩 술이 오가고 흥겨운 춤판도 벌어집니다.
점차 바닥에 술병이 나뒹굴면서 학생들은 거나하게 취해 비틀거리기 시작합니다.
집 안방인 양 아무 데서나 드러눕는 것은 예사.
인사불성이 된 한 여학생은,
일어나, 어떡해, 야 너 왜 그러냐….
친구가 부축해도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급기야 의식을 잃어 경찰과 119구급대가 출동하기까지.
깨어날 줄 알았는데 안 깨어나니까.
여기저기서 만취한 학생이 속출합니다.
신고자가 누구예요?
계속 계속 토를 하니까….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지금 시각이 새벽 2시를 조금 넘었습니다. 곳곳에서 술에 취해 쓰러진 학생들이 눈에 띄지만, 아직도 술자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전정인 / 기자
-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대학 축제는 10대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까지 이용되고 있습니다."
축제가 한창인 대학교.
곳곳에서 교복을 입은 10대들이 눈에 띕니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무리지어 담배를 피워댑니다.
대학생들이 지나가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연예인도 오고 진짜 사람도 완전 많고.
(술도 살 수 있어요?) 갔다 와. 내가 갔다 올까?
일반 술집과 달리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술을 마실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주엽 / 대학생
- "대학교 주점은 신분증 검사를 안 하기 때문에 교복을 입고 오면 모를까 안 입고 오면 알 수가 없거든요."
실제로 대학생 정 모 씨는 지난주 학교 축제에서 술에 취한 고등학생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전치 3주의 중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피해자
- "딱 봐도 어린 학생들 같아 보여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가려는데 너무 심하게 욕을 하고 달려들더라고요. 계속 끊임없이 맞았어요."
해마다 술로 얼룩져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대학 축제.
이제는 술이 아닌 대학생들 스스로가 주인공인 축제를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jji0106@mbn.co.kr]
영상취재 : 김병문,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