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가까이 오락가락한 장맛비로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쪽방촌 어르신들인데요.
어둡고 습한 탓에 곰팡이가 번식하고 밤이면 추위까지 찾아옵니다.
이병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서울 동자동의 쪽방촌, 85살 남복순 할머니의 방입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르고, 방 안 곳곳엔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긴 장마 뒤 기온이 떨어지는 밤이면 추위에 잠을 못 이룹니다.
▶ 인터뷰 : 남복순 / 서울 동자동
- "내가 또 잠을 못 자요. 밤에 이불 덮어요. 안 덮으면 못 자."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어둡고 습한 복도 뒤로 여러 방들이 몰려 있습니다. 다른 쪽방촌 사람들 생활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신광식 씨의 반지하 방은 이번 장마 내내 축축히 젖어 있습니다.
비가 오래 내리다 보니 바닥에서부터 물기가 올라와 이부자리는 수시로 말려야 합니다.
지난해 사회복지사가 새로 해 준 벽지도 이번 장마를 지나면서 곰팡이로 뒤덮였습니다.
▶ 인터뷰 : 신광식 / 서울 동자동
- "썩는 내가 나니까 잠이 안 오지. (곰팡이)냄새가 나니까."
복지사가 수시로 어르신들을 만나 불편함을 들어 드리지만 계속해서 피는 곰팡이까지 막긴 힘든 상황입니다.
유난히 긴 장마를 힘들게 견디고 있는 쪽방촌 주민들은 장마 뒤에 찾아올 무더위도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