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베테랑 경찰관답게 피의자 정완근 경사의 도주 전략은 치밀했습니다.
포위망을 뚫기 위해 자전거 또는 걸어서 각지를 돌아다녔지만, 경찰 수사는 무기력하기만 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내연녀 살해 피의자 정완근 경사의 도주 행각은 전국 8개 지역에서 모두 10번 이뤄졌습니다.
이 가운데 차를 버리고 온 강원도 영월,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였던 군산 대야 등 5곳은 공개수배로 이미 공표된 바 있습니다.
이후 행적이 묘연했던 정 경사의 도주 행각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군산 대야에서 걸어서 익산으로 간 정 경사는 다시 택시를 타고 전주로 가 이틀을 지냈습니다.
이때부터 정 경사는 자전거를 도주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자전거로 강경을 거쳐 논산 잠입에 성공한 것입니다.
▶ 인터뷰 : 검거 당시 PC방 업주
- "자전거 여행하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이거(고글) 쓰고 들어왔어요. 그래서 자전거 여행하시는…. 그래서 인상착의도 몰랐고…."
정 경사의 이 같은 치밀한 도주 전략과 달리 경찰 수사는 너무도 무기력했습니다.
▶ 인터뷰 : 월연리(시신 유기 장소) 주민
- "(수사관들이) 여기서 뺑뺑 서넛이 돌고는 그냥 갑디다, 묻지도 않고…. (전단도 안 줬어요?) 안 줬어요, 안 주고…."
경찰은 결국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최종선 군산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습니다.
하지만, 대형 사건 때마다 불거지는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 14년 경력 베테랑 경찰의 범행 앞에서 또 한 번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