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잡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어린 시절 골목에서 하던 추억의 놀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아쉽게도 개발로 골목길들이 사라지면서 쩌렁쩌렁한 골목 대장의 목소리도 잊히고 있습니다.
전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주택들이 밀집한 서울의 한 거주지역.
이곳에 있는 골목길은 혼잡스럽기만 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을 무겁게도 합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골목길은 사람 냄새 나는 '사랑방'입니다.
상인들은 그들을 이어주는 이 길에서 장기를 두며 시름을 달랩니다.
▶ 인터뷰 : 강원장 / 서울 창신동
- "이렇게 두는 게 낙이죠. 그냥. 여기서 뭐 놀다 보면 먹을 것도 나눠 먹고. 그러니깐. (오늘 장기 이길 거 같으세요?) 아니 뭐 이길 게 뭐 있어요. 서로(즐기는 거죠)."
어린이들에게는 친구를 사귀는 장소가 되지만.
수십 년 지기 친구들은 하나둘씩 떠나가는 골목친구들 때문에 답답합니다.
▶ 인터뷰 : 이정석 / 서울 창신동
- "여기도 문 닫고 없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런 게 안타깝다는 소리야."
가족을 기다리는 노인들은 기다림에 지칠 만도 하지만 골목길에 있기에 외롭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백종원 /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 "(골목은)안전하지 않고 삶의 터전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개발이라는 것에 밀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개발과 보전이 치열하게 싸우는 도시.
우리의 골목길 단상도 은은히 타오르는 향처럼 사라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