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으로 지천의 물이 부족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국 백여 곳에서 저수지 둑을 높이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수지 공사에 쓰일 흙을 인근 야산에서 가져다 쓰면서 곳곳이 마구잡이로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박광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북 무주군의 한 야산.
지난달부터 산을 깎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근 저수지 공사에 쓸 흙을 퍼 나르기 위해서입니다.
▶ 인터뷰 : 공사 관계자
- "열 번도 다니고, 열세 번도 다니고…가득 실으면 (한 번에) 25톤."
▶ 스탠딩 : 박광렬 / 기자
- "흙을 옮기는 과정에서 수십 년씩 된 나무들도 상당수 잘려져 나가 이처럼 산비탈에 방치된 상태입니다."
이런 토사 채취 현장은 무주군에서만 10여 군데에 이릅니다.
미관을 해치는 것도 문제지만 일부 공사현장은 천연기념물 보전지구이기도 합니다.
▶ 인터뷰 : 김용민 / 연세대학교 교수
- "(천연기념물인) 소쩍새도 살고 반딧불이 보전지역이기도 하고 그런 것을 우리가 스스로 망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사업의 환경영향을 미리 조사하는 환경영향평가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3만 제곱미터 이하의 산은 환경영향평가 없이도 공사가 가능한 점을 노린 걸로 보입니다.
실제 대부분 공사 현장이 약속이나 한 듯 3만 제곱미터에 아슬아슬하게 못 미칩니다.
▶ 인터뷰 : 공사 관계자
- "3만(제곱미터) 이상 넘어가면 공사지 지표 검사해야지, 법규가 까다로워져서…."
산 곳곳이 움푹 패였지만 땅 주인은 환영합니다.
밭으로 활용할 수 있어 땅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나무들이 잘라져 나간 자리에 벌써부터 퇴비들이 뿌려져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땅 주인
- "일반 개인이 허가를 못 내잖아요, 국립공원이랑 가까이 붙어 있고… 밭으로 만들어 준다고 하니까 저희한테도 득이 되죠."
저수지 확장을 통해 지류에 물을 흐르게 함으로써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명분 아래, 오히려 인근 야산들 곳곳이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widepark@mbn.co.kr ]
영상취재 : 최선명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