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미터기 교체 현장에서 유해 중금속인 납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 지난달 보도해 드렸는데요.
당시 서울시는 미터기 교체가 끝나면 납을 모두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과연 어떨까요?
김한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택시 미터기 교체가 한창이던 지난달 17일.
미터기에서 뜯어진 뒤 버려진 납들이 바닥에 가득합니다.
교체 작업이 끝나면 납을 다 치울 것이라고 장담한 서울시.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지난달 17일)
- "매일 저녁마다 한꺼번에 (청소)한다고 하네요. 실시간으로는 못 하고요. (매일 저녁에 한다고요?) 네."
정말 납이 깨끗하게 처리됐는지 교체가 끝난 뒤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청소를 한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 납들이 보입니다.
10분 정도만 주웠는데도 쌓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모입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방치된 납들은 사람들과 자동차에 의해 짓밟히면서 이렇게 납작해졌습니다."
다른 교체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예 땅속으로 파묻힌 납까지 발견됩니다.
"진짜 납덩어리잖아요. 이걸 버리면 안 되지. 사람한테 해로운 걸."
전문가들은 납이 장시간 방치되면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 인터뷰 : 정진숙 / 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비가 와서 지하수로 흘러들어 갈 수 있고 사람이 마실 경우 신경계통이나 조혈(혈액세포)계통, 위장·간계통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관리해야 할 서울시는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택시검증기관이 전체적으로 하는 거거든요. 저희는 사실 이런 것까지 답변을 드리긴 곤란해요."
해당 미터기 교체 업체는 취재에 들어가자 다시 청소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시와 업체 모두 시민들의 건강을 소홀히 여겼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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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