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 1923년 발생한 일본 관동대지진 당시 피살된 한국인 명부가 사상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3·1운동 때 희생된 한국인들과 일본에 의해 강제 징병된 명단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먼저 김한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오래된 세월을 머금은 듯한 빛바랜 종이 뭉치들.
행여 찢어질까 만지는 손길이 조심스럽습니다.
이 문서들은 지난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로 내무부에서 작성한 문건.
지금껏 누구도 알지 못한 채 주일대사관 옛 서고에 있었지만 지난 6월 우연히 발견됐습니다.
모두 67권으로 일제 강점기 시절 희생된 한국인들의 명단을 담고 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당시 목숨을 잃은 290명의 명단.
두 살배기 아기가 학살당한 사례 등 희생자와 방식 등이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이렇게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인터뷰 : 박경국 / 국가기록원장
- "그동안 관동대지진과 관련한 자료가 부족해 국내외 학술 연구가 어려웠던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명부 발견을 계기로 관련 연구가…."
유관순 열사 등 3·1운동 피살자 630명의 명단과 일본군으로 강제 징용된 22만 9,000여 명의 명부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정부는 명부별 세부사항을 정리해 내년 초부턴 일반인도 열람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
영상취재 : 정재성·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