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9시 25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당시 아파트 내에서 화재 경보와 대피 안내방송, 물·전기 등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410호에 거주하고 있던 주민 송모 씨(23)는 이날 오후 의정부의료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했다. 그는 "자는 중에 누군가가 계속 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었다. 문을 열고 보니 불이 나고 연기가 계속 들어왔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화재 당시 건물에 물, 전기, 스프링클러 등 아무 것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흰색 셔츠는 곳곳이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화재 당시 부상으로 오른 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다음은 송 씨와 인터뷰 일문일답.
▶손은 어떻게 다쳤나.
- 대피하러 아래 층으로 내려갈때 손으로 헤집다가 화상을 입었다.
▶몇 호에 거주하나. 당시 상황은.
- 410호다. 자고 있었는데 계속 누가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장난이겠지하고 다시 자려고 하는데 살려달라는 소리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문을 열고 보니 불이 나고 계속 연기가 들어온 상황이었다. 문을 여니깐 연기가 훅 들어와 앞이 안보일 정도였다.
▶당시 경보기 소리는.
- 경보기 소리나 스프링클러 모두 안됐다. 알람도 없었다. 살려달라는 소리밖에 없었다.
▶어떻게 탈출했나.
- 창문을 깨고 밖에 쇠파이프를 잡고 내려왔다.
▶도시가스관인가.
- 그렇다. 구조대원이 같이 오셔서 밧줄에 묶고 내려왔다.
▶당시 혼자였나.
- 친구들끼리 같이 술을 마시고 놀고 있었다. 6명이 있었는데 다들 어안이 벙벙해서 내려가려고 했다. (수건을 적셔서 내려가려 했지만) 물도 안 나왔다.
▶화재 대응요령을 알았나.
- 그렇다. 문제는 손수건에 물을 적시려 했는데 물도 안 나왔다. 전기도 안나왔다. 방은 점점 뜨거워졌다.
▶다른 여섯 분은.
- 한 명은 얼굴과 손에 화상을, 다른 한 명은 중환자실로 보내졌다고 하더라. 나머지는 비교적 괜찮다.
▶경보기 관련해서 주무시고 계셔서 정확히 파악을 못한 것 아닌가.
- 나와서 다른 분들께 물어보니 아예 울린 적이 없다고 하더라. 다들 살려달라는 소리로 아셨다고 했다. 옆에 사시는 분은 그냥 뛰어내렸다가 다리가 부러졌다고 하더라.
▶화상보다도 연기가 더 심각했나.
- 연기 때문에 탈출을 시도해 볼 수
▶물, 전기도 안 나왔고 경보기도 전혀 안울렸나.
- 그렇다. 전혀. 스프링클러도 안 됐다. 연기와 불만 보였다. 사람들도 계속 왜 안 됐냐고. 경보기라도 울렸으면 빠르게 대피했을 것 같은데…
[의정부 = 박윤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