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직장인 남 모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로또를 샀다고 따로 말하지 않는다. 로또에 당첨돼 크게 한탕을 노리는 자신만의 '은밀한' 꿈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다. 한 번 4등에 당첨된 뒤로 구매금액이 커지는 것은 물론 구매 횟수도 점점 잦아진 남씨. 그는 다른 여가활동 대신 로또에 대한 생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막상 토요일 저녁 당첨이 되지 않으면 주체할 수 없는 허탈감에 빠진다.
대박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로또 구매에 나서고 있다. 희망으로 가득찬 연초 기대감 탓인지 새 해 첫주 로또 판매액은 653억원으로 지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층 뜨거워진 로또 열풍에 중독 현상을 보이는 사람들 역시 종종 보게 된다. 남씨 사례에서 보듯 자신의 재정적 또는 다른 문제들이 로또 한탕에 해결될 수 있으리라 믿거나, 시간과 돈의 한계를 넘어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로또에 집착하는 이른바 '복권과몰입'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다.
나눔로또는 복권과몰입 진행 과정을 크게 4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우선 1단계는 경제적 어려움을 당첨금 한탕으로 해결하는 상상을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또 당첨에 대한 환상에 빠지는 경우다. 이 때 얼마라도 자신이 구매한 금액보다 큰 액수에 당첨이 되면 복권과 몰입 1단계는 2단계로 순식간에 넘어간다.
복권과 몰입의 2단계에서는 한꺼번에 많이 사면 당첨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구매수량을 차츰 늘려가는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로또가 당첨되지 않을 경우 가정생활 및 직장생활에 소홀해지게 되는 것. 낙첨시 허탈감에 빠지는 것은 물론 초조하고 불안해지는 심리적 변화도 겪게 된다.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로또분석에 투자하는 시간이 점차 증가한다면, 또 가족과 친구 대신 로또 매니아들과 더 친하게 된다면 로또 중독 3단계 신호로 의심해봐야 한다. 3단계에서도 낙첨과 당첨을 위한 로또 구매를 수시로 반복하는 것은 물론이다.
마지막 4단계로는 로또 낙첨이란 절망감에 빠져 가정이 파탄나고 큰 빚을 떠안게 돼 결국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다.
나눔로또 관계자는 "로또 구매에 있어 본인 의지에서 자주 벗어나면 주변에 도움을 구할 필요가 있다”며 "로또를 구매해서 꼭 당첨돼야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즐기는 차원에서 사도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눔로또는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복권과몰입 증상을 스스로 진단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총 15개 문항으로 이뤄진 테스트에서는 '숫자만 보면 자기도 모르게 6자리 조합을 한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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