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연수생들의 취업률이 4년 연속으로 50%를 밑돌았다. 법조시장 삭풍이 사법연수원 수료생들의 취업률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사법연수원은 19일 수료식을 열고 군 입대를 앞둔 101명의 수료생을 제외한 408명의 연수생 중 177명이 취업을 확정해 43.4%의 취업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0년 55.6%, 2011년 56.1%의 취업률로 사실상 수료생 절반 가량이 '무직' 상태로 연수원 문을 나서더니 이듬해엔 그나마도 40.9%로 악화되며 취업자가 절반을 넘지 못했다. 2013년과 지난해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아 각각 46.8%를 기록했다. 사법연수원측은 "변호사 실무수습 인턴제, 변호사 대체 실무수습제, 취업설명회 개최, 취업지도 등을 통해 취업률을 높이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번에 수료한 김 모씨(30·여)는 "올해 연수생이 500명 정도밖에 안되니까 예년에 비하면 낫겠지만 동기들 분위기는 솔직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수료한 황 모씨(29·여)도 "당분간 일이 없다”며 "사실상 백수”라고 말했다. 황씨는 "진로가 정해진 친구들은 상위 20% 안에 든 사람들”이라며 "120명 정도가 판사·검사 임용 커트라인인데 이 안에 들어야 대형 로펌이나 법관 등 소위 말하는 '괜찮은 변호사' 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도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 연수생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갈 곳을 정한 177명의 44기 연수생 중 84명은 로펌 등에서 변호사로 출발한다. 법원 재판연구원(로클럭)과 검사를 지원한 수료
44기 연수생 중에서 이인복 대법관의 아들 이한원 씨와 박성재 대구고검장의 딸 박지원 씨 등 모두 11명의 법조인 자제들이 부모와 같은 길을 걷게 됐다.
[김세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