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달성공원에는 순종 황제와 이토 히로부미가 심은 가이즈카 향나무가 있다. 순종 황제와 이토는 1909년 1월 대구 달성공원 방문을 기념해 가이즈카 향나무를 심었다. 좌측이 순종 황제가, 우측이 이토가 심은 나무로 알려져 있다. 가이즈카 향나무는 이토가 우리나라에서 즐겨심던 기념식수로도 유명하다. < 사진 제공 = 대구 >
경북 울진군 매화리에는 '울진기미독립만세기념탑'이 있다. 기념탑은 일제강점기 울진 주민들이 벌였던 '3·1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해 1991년 건립됐다. 하지만 탑 가변에는 일본산 가이즈카 향나무 수십여 그루가 조경수로 심겨져 있다. 이 때문에 항일 투쟁을 기념하는 조경수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가이즈카 향나무는 일제강점기 문화침략 도구로 활용되며 우리나라에 집중적으로 심었던 나무다. 특히 이 나무는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가 우리나라에서 즐겨심던 기념식수로도 유명하다. 이밖에도 경북도에는 국가보훈처 안동보훈지청 정문과 의성군 항일독립운동기념탑 앞 등 현충시설 곳곳에 가이즈카 향나무가 심겨져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북협의회측은 "생활 속 일제 잔재인 일본산 나무들이 현충시설에 심겨져있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북도가 현충시설과 관공서 등에 식재돼 있는 일본산 수종을 우리 고유 수종으로 전면 교체한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현충시설 108곳 가운데 19곳에서 가이즈카향나무(208그루)와 노무라단풍(138그루) 등 일본산 수종 1099그루가 식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북도 본청과 산하기관에도 가이즈카 향나무와 노무라단풍 등 1400여 그루가 식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우선 대표적 일본산 수종인 가이즈카 향나무를 모두 제거할 계획이다. 올해 25억원을 들여 가이즈카 향나무를 무궁화 등 향토 수종으로 교체한다. 향후 예산 확보 여부에 따라 각 시·군청 등에 식재된 일본산 수종 3000여 그루도 향토수종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권오승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빠른
시일 내에 현충시설 내 일본 상징 수종을 교체 하겠다”며 "신축 조성되는 공공시설에는 무궁화와 향토수종 중심의 조경을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경실련 경북협의회는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일본산 향나무(가이즈카)교체에 관한 청원을 경북도의회에 제출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