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폭파 협박 사건은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20대 청년이 벌인 해프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 프랑스에서 귀국한 강모씨(22)를 5시간 40분 동안 조사한 경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8일 "청와대 관계자 등 책임있는 사람과 접촉하기 위해 강씨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씨는 협박 메지시를 받은 사람중 누군가가 국정원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겠느냐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가 정부 관계자와 접촉하려한 이유에 대해서는 "논리 정연하지 못하고 과대망상적이어서 정부와 접촉하려는 이유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면서 "이를 감안할 때 테러실행의지와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트위터에 '오후 2시에 대통령 자택 폭파 예정' '오후 4시 20분 김기춘 비서실장 자택 폭파 예정' 등 6건의 협박 글을 올리고, 25일엔 프랑스 게스트하우스 등에서 청와대에 5차례 협박전화를 걸었다. 과격한 표현에 대해 경찰은 정부와 접촉하기 위한 수단이었지 실제로 위해를 가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강씨는 프랑스로 출국한 이유에 대해 "2007년 중학교 재학 때부터 목적이 있어 프랑스에 갈 계획을 세우고 그걸 실행했다”고만 말할뿐 프랑스 출국 목적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제2금융권에서 500만 원을 대출 받아 프랑스로 출국했다. 현지에서 청와대 민원실에 전화했으나 연결되지 않자 트위터 멘션(mention) 기능을 이용해 폭파 메시지를 보냈다.
대학을 휴학하고 2012년 10월 현역으로 입대한 강씨는 복무부적응 판정을 받고 2013년 8월 의가사 제대해 2013년 9월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 뒤
경찰은 강씨에 대해 협박,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정신감정 의뢰도 고려하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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