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기도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명절에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괴리감이 극단적인 선택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도성 기자입니다.
【 기자 】
어제(20일) 밤 11시쯤.
서울 은천동의 한 봉제공장에서 50살 이 모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경찰은 공장 안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이 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이 씨는 구조 당시 술에 취해 '명절도 됐는데, 사는 게 힘들어 죽으려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밤 9시 50분쯤에는 '여동생이 자살을 암시하는 전화를 걸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20분쯤 뒤 서울 마포대교에서 발견된 39살 박 모 씨는 술병을 든 채 울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평소에도 가정불화가 있었는데, 명절에 더 우울해지니까 '더 살 이유가 없다'면서…."
또 오늘(21일) 오후 1시 40분쯤엔 강원도 속초에서 술을 마신 6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가친지가 모이는 명절일수록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괴리감이 커지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양 윤 /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
- "'다른 사람들은 화기애애하고 화목한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면서, 삶에 대한 회의라든지 외로움이라든지 이런 게 매우 크게 다가옵니다."
따뜻해야 할 명절, 주위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MBN 뉴스 이도성입니다. [ dodo@mbn.co.kr ]
영상취재: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