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설 같은 명절에는 많은 분들이 성묘를 가게 되죠.
하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방치된 무연고 묘지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동화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일산의 한 추모공원.
명절이면 성묘객 행렬이 줄을 잇지만 군데군데 무연고 묘지들도 눈에 띕니다.
▶ 인터뷰 : 강태욱 / 서울 잠원동
- "자손들 입장에서는 조금 미안한 감정이 들지만, 그분들까지 챙기기에는 현실상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많이 따르기 때문에…. "
전국적으로 방치된 무연고 묘지는 최소 220만 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관리비 미납 푯말에도 10년간 감감무소식인 곳은 벌초가 아예 중단돼 잡초만 무성합니다.
▶ 인터뷰 : 이강영 / 자하연 일산 추모공원 소장
- "(묘지 관리 우편을 보내면) 주소 불명이나 이런 기타 등등의 사유로 반송되는 경우가 많고요, 심지어 관리비 안 내신 분 중에 몰래 성묘만 마치고 가시는 경우가 있어서…."
야산의 무연고 묘는 상황이 좀 더 심각합니다.
주변 흙과 낙엽이 뒤섞여 묘를 구분하기조차 쉽지 않고,
일부는 봉분이 깎인 채로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습니다.
▶ 스탠딩 : 이동화 / 기자
- "흙더미가 쌓여 있지만 비석은 물론 묘지 잔디도 없어 이곳을 묘지로 알아보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60년이 지난 무연고 묘는 철거할 수 있도록 법이 만들어졌지만, 2001년 이전의 묘는 해당되지 않아 강제 철거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김태복 / 한국토지행정학회장
- "최근에 와서는 아버지 어머니 묘소 이상의 선대 묘지를 관리해야 되는 의식이 많이 희박해지고, 국토 자원이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후손들의 발길이 끊긴 먼 선조의 묘소가 사실상 무연고 묘나 다름없이 방치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동화입니다. [idoido@mbn.co.kr]
영상취재 : 양현철·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