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고장터 '중고나라'를 이용한 상습 중고 오토바이 사기꾼이 피해자의 '자체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주인공은 경찰 공무원 지망생 정준범씨(23)다.
지난달 본격적인 시험공부에 들어가면서 통학용 중고 오토바이를 사려던 정씨는 시세보다 싼 물건 하나를 골라 판매자 설모씨(30)에게 130만원을 송금했다.
설씨는 오토바이 배달 기사 전화번호라며 연락처를 알려줬다. 그러나 배달예정일이 되자 정작 배달기사는 차가 막힌다는 등의 말로 시간을 끌다가 잠적해버렸다. 설씨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배달기사와 해결하라는 식으로 잡아뗐다.
일련의 상황을 수상하게 여긴 정씨는 중고나라 댓글과 설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지 등을 검색해 설씨의 상습 사기행각을 확신했다.
정씨는 설씨의 지인 연락처를 찾아내 그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경찰에 피해 사실도 신고해 자신이 모은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
결국 설씨는 지난달 25일 경찰에게 붙잡혔다. 23일 서울 동대문 경찰서는 설씨를 구속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정씨의 끈질긴 추적으로 확인된 설씨의 사기 범행은 총 20건에 달했고 피해 금액도 2300만원이 넘었다.
경찰 조사결과 연락이 끊긴 의문의 배달기사도 사실은
정씨는 "아르바이트로 어렵게 번 돈을 사기당해 억울한 마음에 직접 자체 수사에 나섰다”며 "앞으로 경찰이 돼 직접 설씨 같은 사기꾼을 많이 잡고 싶다”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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