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프로농구·배구선수 3명이 국가대표 출신 현직 선수 등을 상대로 협박 등을 일삼다 구속됐다.
경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가대표 출신 농구선수 A씨(32)에게 16회에 걸쳐 불법 스포츠 도박 행위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면서 2000만원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로 프로농구 선수 출신 변모씨(29·공익요원)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A씨에게 ‘과거에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사실을 알고 있으며 증거도 가지고 있다. 2000만원을 입금해 주시면 조용히 눈감아 드리겠다’ 등의 협박 문자를 보낸 혐의다. 변씨는 ‘MVP까지 받은 선수인데 조용히 해결하자’‘연락이 없으면 팀 홈페이지, KBL, 언론사에 공개하겠다’ 등 협박 수위를 높였으나 계속 무시당하자 스포츠 전문기자 2명에 안좋은 소문이 있다며 제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경기도 모 시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변씨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공무원을 사칭해 독거노인의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가로챈 혐의로 올해초 입건되기도했다.
프로배구선수 출신인 염모씨(32)와 최모씨(30)는 염씨 고교 후배인 대학 배구선수 출신 강모씨(30)와 강씨 지인에게 “스포츠 도박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5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구속됐다. 강씨 등은 염·최씨에게 돈을 건넨 뒤 연락이 되지 않자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들은 프로배구단 세터에 전화를 걸어 원금을 돌려 받고 싶다며 협박 전화를 걸다 불구속 입
염씨 등은 지난 2012년 승부조작 사건으로 영구제명되는 등 코트를 떠나게 되자 돈이 필요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피해자는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었으며, 불법 스포츠 도박이나 승부조작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