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재력가 할머니가 남긴 거액의 유산을 놓고 기막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친척은 친척대로, 사기꾼들은 또 사기꾼대로, 남의 돈을 가로채려고 온갖 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박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6.25전쟁 때 월남한 선우 모 할머니.
결혼 2년 만에 남편을 잃고 홀로 시장에서 바느질 등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습니다.
할머니가 7년 전 세상을 떠날 때 남긴 재산은 서울 강북의 집을 포함해 13억 원가량.
▶ 인터뷰 : 이웃 주민
- "활달하신 할머니였어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잘 걷고 말씀 잘 알아듣고. 재산 많다는 소리는 들었어요."
그런데, 유산을 놓고 두 편의 사기극이 벌어졌습니다.
66살 5촌 조카가 변호사 사무장 김 모 씨 등 2명과 짜고, 할머니가 생전에 연대 보증을 서줬다는 서류를 꾸밉니다.
할머니 자택은 결국 은행으로 넘어갔고, 조카는 4억 5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사기 전과가 있는 66살 강 모 씨 역시 할머니 재산을 노렸습니다.
강 씨 등 4명은 가족관계증명서를 위조해, 할머니 슬하에 없던 자식 2명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들은 은행에서 아들 행세를 하며, 할머니 통장에 있던 8억 5천만 원을 빼냈습니다.
▶ 인터뷰 : 강 모 씨 / 피의자
- "구체적인 것은 잘 모릅니다. 돈을 인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사기 행각을 까맣게 몰랐던 5촌 조카는 남은 돈을 전부 가로채려고 유언장을 위조했다가 결국 경찰에서 본인 범행까지 모두 들통났습니다.
▶ 인터뷰 : 김병원 / 서울 강남경찰서 경제4팀장
- "고인의 유산을 노리고 공문서와 사문서를 위조한 지능적인 범죄로 조카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완전 범죄로 묻힐 뻔한…."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취재: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