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환경 속에서 교사를 꿈꾸다 생활고 탓에 최근까지 술집 호스트로 일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살 남자 화류계 일 후회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올해 20세의 남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자신의 어머니가 오래 전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아버지는 일은 하지 않은 채 술만 마시는 알콜 중독자라고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이 남성은 2년 전인 18세 때 15세인 남동생과 함께 집을 나왔다.
글쓴이의 남동생은 척추측만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었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까지는 재활병원에서 운동을 했지만 이후에는 집에서 혼자 운동을 해왔다. 하지만 병세가 더 악화됐다.
글쓴이는 “병원에 가봤더니 원래 30도 정도 휘었는데 지금 47도라고 했다”라며 “돈이 많이 들어도 계속 병원 보냈어야 했다는 생각에 너무 미안했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 한달 수입이 100만원 정도인데 재활병원은 한달 60만원이고 고시원이 40만원이다”고 말했다.
또 고시원 방값은 밀려서 어느새 200만원까지 쌓였다.
이 남성은 “그 상황에서도 저는 교사가 되고 싶은 생각이 너무 커서 장학금 받고 사범대 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라며 “학업을 놓으면 평생 이렇게 살 것 같아서 야간 자율 학습 끝나고 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 편의점 야간 알바하면서 공부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사범대는 합격했는데 장학금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힘든 와중에 고시원 아저씨가 “그래도 너는 힘들어도 떳떳하게 돈 벌고 대학도 들어가지 않았냐. 너같은 애들 몇 봤는데 그거 못 이기고 호스트 하는 애들보다는 낫다”는 말을 글쓴이에게 했다. 그게 오히려 계기가 돼 글쓴이는 호스트 일에 관심을 갖게 됐고 밀린 월세만 갚자는 생각에 그 일을 시작하게 됐다.
글쓴이는 “옆에 앉아서 비위 맞춰주고 같이 술만 마셔줬는데도 첫날 팁을 10만원 받았다. 10만원은 내게 엄청나게 큰 돈이었고 이렇게 쉽게 돈을 벌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갈수록 많은 술을 마셔야 하니 중간에 몇번이고 화장실 갔다 오겠다고 하고 토했다. 손님들의 요구가 도를 지나칠 정도로 더러웠다”라며 “그렇게 해서 그 달 팁까지 합쳐 500만원을 벌었다”라고 덧붙였다.
원래 1개월만 일하려던 글쓴이는 주사 한방에 100만원이나 하는 척추 뼈주사 생각이 나 일을 더 하게 됐다.
이 남성은 “어떤 아줌마들은 몇번 보고 나면 제게 명품시계를 선물로 주고 다음에 올 땐 이런 옷으로 사서 입고 있으라면서 50만원을 준다”라며 “돈에 미쳐서 더러워도 돈 만주면 다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호스트 생활이 두달 넘게 이어지면서 글쓴이의 후회와 가책도 심해졌다.
글쓴이는 “난 돈에 미쳤었다. 그곳에 제발로 들어간게 너무 후회됐다”라며 “돈은 벌고 싶고 대학은 계속 다니고 싶어서 그 짓을 했는데, 교사되고 싶다는 사람이 이런 곳에서 일한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교사가 될 자격이 있을까하는 자책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이 남성은 최근에 ‘돈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호스트 일을 그만 두었다.
그러면서 “고3땐 무조건 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견뎠는데 지금은 이 형편에서 임용고시까지 치는게 현명한건지 모르겠다. 현실적으로 등록금이랑 동생 병원비까지 감당
네티즌들은 ‘학자금 대출 받고 대학을 계속 다니는게 좋지 않을까? 너무 자책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그곳에서 빠져나온 것에 감사하고 열심히 살길’, ‘과외를 알아봐라. 다른 알바보다 페이도 낫고 본인에게 도움도 될 것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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