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대학교에서 교수들을 상대로 5억원 가량의 모금 운동을 벌였는데, 그 이유가 황당합니다.
전임 총장이 횡령한 돈을, 교수와 교직원들에게 걷어서 메우자는 모금이었습니다.
윤범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수원에 있는 수원여자대학교.
이 학교 교수들은 최근 총장으로부터 모금 요청을 받았습니다.
전임 총장의 회계상 실수로 횡령 처리된 돈을 교수들이 모금해 메우자는 것.
지난 달 말 이재혁 전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자, 교육부가 특성화사업비 지원을 중단하고, 횡령액을 환수하기로 한 겁니다.
수원여대는 신임 총장 주재 회의를 열고 부족한 환수액 5억원 가량을 모금을 통해 메우기로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자발적인 기부였고, 액수를 정해준 것도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주형순 / 수원여대 사무처장
- "내부 구성원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 대학이 큰 위기에 빠지겠다 해서 그런 공감대가 형성돼서 자발적으로…."
하지만 교수들은 기부금 납부를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
▶ 인터뷰 : 권순봉 / 수원여대 노조지부장
- "재임용이나 승진 임용에 있어서 불이익이 오는 것은 을의 입장에서 당연히 마음 속에 담아둘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학교 앞에선 전 총장과의 갈등으로 해고된 교직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내부고발자는 해고하고, 총장이 횡령한 돈은 교수들에게 모금하는 학교, 부끄러운 우리 교육의 현실이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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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