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라는 시간이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만도 한데, 여전히 그날의 악몽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학생 10여 명을 구한 세월호 영웅 김동수 씨와 진도 어민을 한민용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완전히 기운 세월호.
파란 바지를 입은 한 남성이 소방호스를 붙잡고 승객들을 구합니다.
50살 김동수 씨는 난간 대를 잡고 갑판으로 올라가 단원고 학생 10여 명을 구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학생들을 구한 영웅이지만, 지난달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습니다.
살려달라고 손짓을 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으면서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동수 / 세월호 탑승 생존자
- "창문에서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수장되는 장면을 본 게 가장 힘들고…. 죄책감이 더 많죠. 왜냐면 조금이라도 제가 차분했었으면…, 들어가서 밖으로 나가라고만 했어도 이런 참극은 없었을 텐데…."
더 구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안고 사는 건 김 씨뿐이 아닙니다.
사고 해역 근처인 맹골도에 사는 78살 장춘배 씨도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던 날이 어제같이 선명합니다.
사고 당시 근처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장 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구조활동을 벌였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 스탠딩 : 한민용 / 기자
- "장 씨가 사고해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배가 가라앉은 뒤였습니다."
가라앉은 세월호 곁을 떠나지 못하고 다섯 시간을 맴돌았던 장 씨는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 인터뷰 : 장춘배 / 전남 맹골도 선주
- "내 새끼들, 차라리 내가 죽고 아이들이 살았으면 했다니까…. 지금도 그 후회를 해요. 내가 (조금만 더 일찍) 갔으면 사람들을 어떻게든 더 많이 살렸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데…."
생업과 목숨을 걸고 구조에 앞장섰던 세월호 의인들에게 정부에서 해준 건 몇 달치 생계비 지원이 전부.
일 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이들의 시간은 지난해 4월 16일에 멈춰 서 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 myhan@mbn.co.kr ]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