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대형 땅굴(동공)이 발생해 시민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인근에서 이뤄지는 지하철 9호선 공사 진동으로 차도 위험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서울시 ‘석촌지하차도 정밀안전진단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9호선 굴착 공사에 따라 지하차도 안전성에 재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지하철 9호선 하행선(석촌역 방향) 굴착공사와 지하철 개통시 석촌지하차도 기초지반에 진동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하철 공사 중에는 지하차도 손상 진행을 확인할 수 있는 근접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서울시 동부도로사업소가 의뢰해 한국구조물안전연구원이 진행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지하차도 일대에서 대규모 땅굴이 잇따라 발생하자 당월 시공사 부실 터널공법이 원인이라는 1차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시 당국은 이와는 별도로 정밀안전성 조사를 의뢰해 진행했고, 최근 그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는 “지하철 공사 중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계측계획을 세우고, 지하차도 하부에 동공 발생이 의심되면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 있는 방안도 수립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하차도 부근에서 이뤄지고 있는 9호선 구간 공사는 2016년 완료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공사 진동으로 인해 석촌지하차도 동공 상태가 악화할 우려는 없다”는 안이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보고서는 지하차도 동공 사태 이후 진행된 그라우팅(특수 용액으로 동공을 메우는 작업) 복구작업이 적정하게 이뤄졌고, 추가 설치한 계측기에도 특이한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지하차도 하면과 중앙기둥에서 구조적 균열이 확인됐지만, 동공 규모를 고려한 구조 안전검토 결과 소정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복구된
지난해 8월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는 폭 2.5m~ 8m, 깊이 11m와 폭 80m, 깊이 4.2m 짜리 대형 땅굴이 발견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이 빠졌으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사고였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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