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유도 국가대표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대학 교수들이 저질러온 각종 비리 행위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 교수는 전국체전에서 선수를 부정한 방법으로 출전시키고 공금까지 횡령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부정 선수 출전과 승부조작, 공금 횡령 등 혐의로 안병근(53)·조인철(39) 용인대 유도경기지도학과 교수와 정모(57) 교수, 문모(66) 대한유도회 심판위원장, 시·도체육회와 시· 도 유도회 관계자 등 4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체전에 출전자격이 없는 유도선수 107명을 모두 179회 출전시켜 전국체전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전 국가대표팀 감독인 안교수는 2012년에서 2014년까지 자신의 제자인 용인대 유도 선수 18명을 제주도 대표로 부정하게 출전시켰다. 그 대가로 안 교수는 제주도 체육회와 유도회로부터 1억1000만원을 받았다.
또한, 안교수는 2009∼2014년까지 용인대 선수 132명에게 지급된 훈련비 1억600여만원을 가로채고, 법인카드로 식당과 숙박업소 등에서 이른바 ‘카드깡’을 하거나 금액을 부풀려 결제한 뒤 차액을 받는 수법으로 1억9300여만원을 챙기긴 혐의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안 교수는 지난해 전국체전 여자 유도 대학부 78㎏ 이하 결승전에서 특정 선수에게 고의로 패하도록 지시하는 등 어린 선수들에게 압력을 넣어 승부를 조작하기도 했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직전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조 교수도 2012년 용인대 유도경기지도학과장으로 재직 중 중 단체 후원금, 선수 장학금, 학교 공금 등 8000만원을 횡령했다가 적발됐다. 조 교수는 이 돈을 주식 투자금과 유흥비로 탕진했다.
문 심판위원장은 2013년 전국체전 유도 남자 대학부 73㎏ 이하 8강 경기에서
경찰은 전국체전 훈련비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인 국내 유명 실업팀 A 감독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도 외에 다른 종목에서도 부정출전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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