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세가 확연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확진자도 2주 동안 1명 발생하는데 그쳤다. 끝이 보이지 않던 메르스 확산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자 ‘종식’선언이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 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8월 초’를 언급한다. 마지막 환자 발생 다음날부터 메르스 최대잠복기(2주·14일)의 2배인 28일까지 신규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종식 선언이 가능하다고 보는 관측이다. 이 관측대로 라면 현재 마지막 환자 발생일인 지난 5일의 4주 되인 8월 2일이 종식 선언일이 된다.
다만 정부가 메르스 종식 선언을 위하 참고할 수 있는 것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에볼라 종식 선언 기준이다.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창궐한 에볼라는 기니, 라이베리아 등 다수 국가들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 각국의 자체적 노력과 더불어 세계 주요 국가들 의료진이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퇴치를 위해 힘을 모으면서 에볼라는 진정되기 시작했다. WHO는 에볼라가 진정세로 접어들자 발병국들에 대해 에볼라 종식 선언을 하려면 다음과 같은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며 ‘에볼라 종식 선언 기준(Definition of zero Ebola cases)’을 제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마지막 확진자(last confirmed cases)’가 2번의 음성판정을 받은 뒤 에볼라 최대 잠복기(3주·21일) 2배인 42일이 지나야 ‘확진자 없음(zero cases)’ 즉 종식 선언이 가능하다. 이 기준에 따라 WHO는 지난해 9월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종식을 선언했다.
확진자가 ‘0’이 되는 것은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환자가 완치돼 건강을 되찾아 병원문을 나서거나 질병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것이다. WHO 기준을 메르스에 적용할 경우 국내 메르스 마지막 환자의 퇴원 혹은 사망부터 메르스 최대 잠복기
현재 국내 메르스 환자는 30여명이나 된다. 이들이 메르스 치료를 받고 있는 한 언제 환자수가 0이 될 지 알 수 없다. 따라서 WHO 기준을 적용한다면 종식 선언 이야기를 꺼내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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