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찰이 처음으로 외국에서 현지 법집행기관과 합동 작전을 벌여 범인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8일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단체 등 구성·활동)로 국외 도피 중이던 폭력조직 '봉천동 식구파' 두목 양 모씨(49)를 지난달 3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체포하고 지난 1일 국내 송환했다고 밝혔다. 또 이 조직 부두목 민 모씨(45)도 2일 필리핀 레이테 섬에서 검거해 국내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두목 양씨는 검거망이 좁혀지자 압박감을 못 이기고 결국 검거팀에 자수했고 지난 1일 국외 추방당해 국내로 송환됐다. 세부에서 100㎞가량 떨어진 레이테 섬 골프장에 은신하고 있던 부두목 민씨는 검거팀과 필리핀 이민청의 잠복작전 끝에 2일 검거됐다.
지금까지는 외국에서 우리나라 범죄자를 붙잡기 위해선 경찰주재관을 통해 현지 법집행기관에 요청하고 해당 기관이 직접 검거할 때까지 기다리는 공조수사밖에 할 수 없었다. 우리 경찰 역할도 범죄정보를 공유하고 현지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수사 협조를 구하는 수준이
그러나 이번 합동 검거는 우리 경찰이 외국 현지에 직접 가서 피의자 추적·검거 등 작전 수립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현지 당국과 함께 수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에서 여러 협업은 있었지만 현지 법집행기관과 검거까지 함께한 건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이 같은 국외 공조·협력 수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