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파묻은 목함지뢰 폭발, 5분 간격 2차례 터져…군인 2명 중상
↑ 북한 목함지뢰/사진=MBN |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수색대원 2명에게 중상을 입힌 지뢰폭발사고는 군사분계선(MDL)을 몰래 넘어온 북한군이 파묻은 목함지뢰가 터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10일 발표한 이번 사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 우리측 DMZ 추진철책 통문에 육군 1사단 수색대원 8명이 도착한 것은 지난 4일 오전 7시 28분이었습니다.
추진철책은 DMZ 안에 있는 소초(GP)들을 잇는 시설로, 북한군의 침투를 막고 우리 군이 수색작전을 쉽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수색대는 추진철책 밖(북쪽)으로 나가 수색작전을 벌이고자 우선 자물쇠로 잠긴 통문을 열었습니다.
부팀장인 김모(23) 하사가 가장 먼저 통문을 통과해 수색로를 5m 정도 걸어가 소총으로 주변을 겨누며 경계에 들어갔습니다.
두 번째로 통문에 들어선 것은 하모(21) 하사였고 하 하사가 7시 35분 통문 밖에 발을 딛는 순간 흙먼지가 치솟고 굉음과 함께 지뢰가 터졌습니다.
합동조사단은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2개가 이때 한꺼번에 터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폭발 충격으로 몸이 공중에 떠버린 하 하사는 두 다리를 통문 바로 앞 철조망에 걸친 채 그대로 쓰러졌고 다리는 이미 피투성이가 됐습니다.
이를 본 팀장 정교성(27) 중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하 하사에게 뛰어가 지혈을 포함한 응급조치를 하고 수색대원들에게 하 하사의 후송을 지시했습니다.
가장 먼저 통문 밖으로 나갔던 김 하사가 다른 대원 2명과 함께 하 하사를 부축해 통문 안으로 들어오다가 통문 바로 안쪽에 묻힌 지뢰를 밟았다. 오전 7시 40분에 발생한 2차 폭발이었습니다.
김 하사는 그 자리에서 다리를 다쳐 쓰러졌고 다른 대원들도 폭발 충격으로 뒤로 넘어졌다. 대원들이 북한군과 전투가 시작됐다고 느낄 만큼 상황은 긴박했습니다.
지뢰가 언제 어디에서 또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자기 먼저 살겠다고 도망치는 대원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대원들은 모두 제자리를 지키며 김 하사와 하 하사를 추진철책 남쪽에 있는 높다란 둔덕 뒤로 후송했습니다.
팀장인 정 중사는 통문 밖에서 경계를 하다가 김 하사마저 쓰러지자 급히 돌아와 후송작전에 합류했고 나머지 대원들은 둔덕에서 소총을 겨누며 이들을 엄호했습니다.
GP로 옮겨진 김 하사와 하 하사는 GP에 와있던 앰뷸런스에 오른 다음 군 헬기로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번 사고가 터지기 전 추진철책 통문을 1사단 수색대가 마지막으로 통과한 것은 지난달 22일이었습닌다.
당시에는 아무 일이 없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합동조사단은 북한군이 지난달 말 이곳에 잠입해 목함지뢰 3개를 매설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무렵 근처에 있는 북한군 GP에서 주둔 병력 교대가 이뤄진 것도 합동조사단이 주목하는 부분입니
MDL을 넘어와 사고 현장에 지뢰를 매설한 북한군이 이때 GP에 투입됐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합동조사단은 지난달 24∼26일 이곳에도 집중호우가 내린 점까지 고려하면 북한군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사고 현장에 지뢰를 파묻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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