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학기 반복되는 ‘수강신청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연세대학교가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새로운 수강 시스템(마일리지 선택제)을 도입했지만 학생들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기존 수강신청 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학교 측의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새 시스템의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연세대는 오는 9월 시작하는 신학기부터 ‘마일리지 선택제’를 도입해, 지난 10~11일 첫 수강신청을 받았다.
기존 수강신청 방식은 수강신청 당일 아침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시간에 학교 시스템에 접속해 선착순으로 수강 여부가 결정됐다. 특정 시간에 지나치게 많은 학생들이 서버에 접속하면서 학교 전산망은 마비되고, 학생들은 온라인 접속이 빠른 PC방 등에서 필요한 과목 수강신청을 위해 ‘전쟁’을 치르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연세대는 이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학생들이 주어진 마일리지(일반적으로 72점)를 배분해 수강신청을 하도록 했지만 학생들은 불만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우선 학년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한 학기에 6~8과목을 수강해야 하는 저학년들은 72마일리지를 평균적으로 배분해도 한 과목에 10점 이상 써내기 어렵지만, 한 학기에 2~3과목만 들으면 되는 4학년 이상 학생이나 일부 복학생들은 20~30점을 써낼 수 있어 수강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정외과 4학년 김 모씨(25)는 “마지막 학기라 3과목을 신청했는데, 마일리지를 전공 두 과목에 25씩 넣고 교양과목에 22를 넣었다”며 “과목수가 많은 저학년들은 아무래도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 강의는 학생 한명이 최대로 배분할 수 있는 점수가 제한돼 있어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학생은 “경영학과 전공과목은 과목당 최대로 배분할 수 있는 마일리지가 10점으로 제한돼 있어, 경영학과 과목을 신청한 학생들은 대부분 10점을 걸었
수강신청 결과를 즉시 알 수 있어 수강에 실패하면 곧바로 후속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던 과거 방식과 달리 새로운 시스템 수강신청 결과를 이틀 후 공개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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