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가 보기와는 달리 매우 높은 지능지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시카고대·UC 버클리와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 공동연구팀은 문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해 생김새와는 달리 매우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과학 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두점박이 문어로 게놈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문어의 유전자 개수가 인간과 비슷하고 심지어 단백질 코딩 유전자 수는 3만3000개로 인간(2만5000개)보다도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빠른 적응력과 습득력 등 인간과 매우 유사한 유전자도 문어 유전자에서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또 문어는 모두 168종의 프로토카데린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이는 일반 포유류보다 2배, 무척추동물보다는 10배 많은 수치다. 프로토카데린은 뇌에서 생성되는 세포접착 단백질의 일종으로 신경세포를 발달시키고 뉴런과 뉴런의 상호작용을 돕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알려져 있다. 클리프턴 랙스데일 시카고대 신경생리학 박사는 “문어는 고도로 발달한 신경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게놈 분석으로 확인한 문어의 능력은 상상 이상이다. 우선 단기 기억능력뿐 아니라 장기 기억능력을 갖고 있고, 카메라처럼 정확한 시각능력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또 빨판은 달린 8개의 팔은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 음식 맛도 느낄 수 있어 문어는 자신이 먹고자 하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었다.
게다가 몸 안에서 자체적으로 RNA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능력은 바다 심연의 매우 낮
대니얼 로크샤 UC 버클리대 교수는 “문어의 신경 시스템은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조직화됐으면서도 무척추 동물에게서는 볼 수 없는 구조”라며 “이런 진화가 문어가 외계에서 왔다는 설을 불러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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