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을 상대로 절도 행각을 벌여왔던 왕년의 ‘대도(大盜)’ 조세형 씨(77)가 귀금속 도난 사건에 연루돼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도난 귀금속 등을 판매한 혐의로 조 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최근 7억~8억원 상당의 반지와 귀걸이, 목걸이 등 도난 귀금속을 금은방 업주 등에게 처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일 오후 9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급빌라에 거주하는 한 재력가의 집에서 다이아몬드 등 반지 8개와 롤렉스·까르띠에 등 명품 시계 11개 등 시가 7억원이 도난 당하자 장물아비를 수소문해 범인의 행방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최초로 장물을 팔아넘긴 이를 잡고 보니 바로 대도 조세형이었다.
조 씨는 다이아와 시계 등 장물 5점을 다른 장물아비에게 팔아 현금 42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조 씨는 그러나 장물을 취득해 팔아넘긴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한남동 도난사건을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는 1970∼1980년대 부유층과 유력인사의 집 담을 넘나들며 대담하게 도둑질을 해 ‘대도’, ‘의적’으로까지 불렸다. 1982년 붙잡혀 15년간 수감됐다가 출소한 이후에도 수 차례 절도 행각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 2013년에는 서울 서초동의 한 빌라에 유리창을 깨고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절도 혐의는 부인하고 있지만, 직접 빌라에 침입해 귀금속을 훔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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