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직원 행세를 하며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일당 중에 한 명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닮아 6촌 동생이라고 속여 피해자들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3월 중순, 80살 하 모 씨는 지인 소개로 청와대 직원 3명을 만났습니다.
청와대 국고국 소속의 직원들이라고 밝힌 이들은 대뜸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직 대통령들의 비자금을 관리하는데 이를 공식자금으로 전환하기 위해 1억 원이 필요하다는 이유였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해자 하 씨 지인
- "과거 대통령들이 차명계좌로 돌려놨던 돈을 회수해서 일부 주고, 그 돈이 많이 쌓이면 국제금융센터를 만들어서…."
22개의 차명계좌에 나뉘어 있는 비자금 1,280조 원을 현금화하면 며칠 내로 2억 원, 추후에 공로금으로 30억 원을 주겠다고 한 겁니다.
돈을 건네받으면서 보안각서까지 작성하게 했지만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특히 이들 중 한 명인 59살 김 모 씨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닮아 6촌 동생 행세를 하다 보니 감쪽같이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해자 하 씨 지인
- "(김 전 실장과 외모가) 비슷하죠. 자기가 김기춘 전 실장의 6촌 동생이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일하고…."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 금액만 2억 원.
경찰은 유명 정수기업체 회장 등 추가 피해자들의 제보가 잇달아 수사를 계속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