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 아래를 지나던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치려다 실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송유관에 구멍까지 뚫어놓았지만 정작 기름은 한 방울도 훔치지 못한 채 화상만 입었다고 하는데요.
황당한 절도범들의 이야기를 심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북 경주 건평리의 한 포도밭.
54살 조 모 씨 등 3명은 포도밭 아래에 있던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2미터짜리 호스를 연결했습니다.
이제 기름만 빼내면 돈벼락의 꿈이 현실로 되려는 순간, 이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집니다.
기쁨을 만끽하려고 이들 중 한 명인 44살 이 모 씨가 담배에 불을 붙이는 순간.
옷에 묻은 유증기에 불이 옮겨 붙었고, 손과 발에 심한 화상을 입은 겁니다.
이들은 다친 동료 탓에 결국 눈앞에서 기름을 포기한 채, 병원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유증기가 몸에 있는 것도 모르고 담배를 피웠던 거예요. 유증기에 불이 붙어버리니까 3도 화상을 입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어요."
평소 도둑질로 다진 기술이지만, 난생처음 나선 송유관 절도에서 무심코 불을 붙이려다 화를 당한 겁니다.
경찰은 조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화상을 입은 채 달아난 이 씨를 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