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이 깎이든 월급이 깎이든 일단 시험에 합격해야죠. 일단은 주위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목표를 이루려는 생각만 하고있어요.”
올해 7급 공무원 공채에 응시한 강주헌 씨(31·가명)의 말이다. 김씨는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공직박람회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인턴으로 일하는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참석했다. 공무원 준비를 혼자 하면서 정보를 얻을 길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상경해 대학을 나온 뒤 석사 학위까지 취득한 인재다. 전공인 컴퓨터공학을 살려 7급 전산직에 응시했지만 2년 째 합격하지 못했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어 일을 병행하고 있지만 최종 목표는 공무원이다.
이날 행사에는 고졸 취업을 희망하는 특성화고등학교 재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수원 삼일상업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이한비 씨(17)는 “공직에 몸담으신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공무원이 되는 게 꿈이었다”며 “일반 사기업에 비해 월급은 적지만 여성 친화적인 조직 문화가 형성돼 있는 점이 좋다”고 했다. 안산디자인문화고등학교 이승원 씨(18)은 “모의 시험이나 면접을 통해 미리 공무원 시험을 체험해 볼 기회를 가졌다”며 “내년에 9급 공무원 시험을 응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공무원이 돼 제 2의 인생을 살고 싶은 도전자도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컨벤션기획사’ 자격증을 취득해 활동중인 김주희 씨(39·가명)은 경력을 살려 5급 공무원이 되고자 박람회를 찾았다. 2002년에 월드컵이 열리며 국제적인 행사가 잦아지면서 제1회 합격생으로 자격증을 취득했다. 하지만 10년 넘게 ‘프리랜서’로 활동하다보니 공무원직에 대한 열망아 더 강해졌다. ‘이제는 국제회의를 주관하는 정부기관에 소속돼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경력 경쟁채용 시험에 응시를 준비 중이다. 김씨는 “나이 제한을 없앤 덕에 공채를 지원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
인사혁신처가 주최한 ‘2015 공직박람회’는 올해로 5년째를 맞은 행사이다. 작년까지 전국 각지에서 열렸지만 이번에는 서울에서만 23~24일 이틀간 열린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가슴에 물어 ‘내가 대한민국’이라고 외칠 수 있는 공직자를 뽑겠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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