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의 다단계 사기를 설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배상혁(44)이 도주 7년만에 검거되면서 조씨 일당의 사기범죄 규모와 비호세력, 은닉자금 등이 밝혀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배씨가 조희팔의 다단계 업체에서 전산 업무을 지휘했기 때문에 조희팔의 자금 흐름과 관련된 중요 정보를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배씨를 상대로 다단계 사기 범행과 관련한 그의 역할과 조희팔 일당과의 접촉 여부, 지난 7년간의 행적, 자금 마련처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배씨가 투자자들의 자금 입출금을 총괄해 왔기 때문에 그는 누구보다 자금 흐름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배씨의 은신처인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에서 그의 컴퓨터와 노트북, 메모리 카드 등도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배씨의 도주 7년 간 행적도 집중조사 중이다. 배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족과 꾸준히 접촉해 생활비를 받아 지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배씨가 서울에 사는 아내이자 강태용의 여동생인 A씨와 수시로 접촉해 생활비를 받은 부문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배씨는 도피자금으로 1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배씨가 2008년 다단계 업체 본사 서버를 경찰이 압수수색하기 직전, 전산 기록을 삭제한 것과 관련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배씨는 조희팔과 강태용과의 접촉 여부에 대해선 경찰이 본격 수사에 나선 2008년 10월 이후
경찰 관계자는 “배씨를 상대로 도피 자금 마련처와 조력자 등 도피 과정 전반과 범죄은닉자금 등에 대해 심층적인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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